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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님의 <마음 사전>을 읽었습니다.
고민 : 할 거리를 찾아 옮겨 다닌다는 측면에서 유목적인 것, 비관의 바람둥이 짓 고통 : 원근감에 속는 것, 그래서 타인의 재앙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픈 것 긍휼 : 쭈그려 떨고 있는 자에게 허리를 숙여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자리를 내어 함께 쭈그려 앉음으로써 시작되는 것 까칠함 : 고슴도치인 척하는 섬약한 토끼들 까탈 :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 나서지 않는, 소극적이고도 게으른 까다로움, 혹은 까다로움의 불구 도발 : 데울 음식이 있어서 켜는 가스레인지의 스위치 같은 것 배려 : 타인에 대한 이해를 가장 은은하게 나타내는 자세 불행 : 행복추구권을 아직 쓰지 않았거나 빼앗긴 상태 설렘 : 뼈와 뼈 사이에 내리는 첫눈 실패 : 나의 성장을 위한 거울이자 안전모 웃음 : 불안한 사람들의 대인관계법 청승 : 뼈와 뼈 사이에 가랑비가 내리는 것 행복 : 난로 옆에 앉아 졸고 있는 고양이의 미소
저도 이렇게 덧붙여 봅니다.
용서 : 잘못을 너그러이 봐 줄 것을 빌었을 때 기대하는 반응, 받아들이고 씻어주는 일 사과 :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이자 문제를 푸는 좋은 방식 꾸지람 : 아끼고 잘되게 하려는 바람이 녹아있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 ............
이전에 제 이모부가 <전라도 방언 사전>(주갑동)을 펴낸 일이 있습니다. 양귀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장을 넘기고 있으면 추억 속의 고향을 만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주갑동 선생님 공로로 고향의 말들이 이처럼이나 일목요연하게 우리 세대에 자리매김 하였으니, 진정한 주춧돌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 여겨집니다." 전 그 때 이렇게 말했었지요. "국문학자도 해 내기 어려운 방대한 작업에 놀랍니다. 전 나중에 '심리 상담 사전'을 펴내 그 수고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송길원의 마음 사전'으로
마음사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의 뒷 마당, 자신의 인생을 비추는 햇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