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글

퍼온글 탈북자의 고통

포항맨 2005. 2. 18. 20:03
한 탈북자가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면서 남긴 편지

※ 이 편지는 중국으로 탈출하였다가 한국으로 오려는 소원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다시
북한으로
끌려가게 된 한 탈북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입니다.

본 내용은 탈북자 동지회에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 난해한 북한 식의 표기를 우리 식 맞춤법으로 약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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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가족을 좀 도와주십시오.
중국 공안원에게 탈북자라는 죄명으로 체포되어 저는 양손과 두발에 족쇄를 채우고 북한으
로 압송되어
가던 도중 대기소에서 잠시 기회를 얻어 힘들게 편지를 씁니다.

그렇게 안기고 싶던 남조선 땅에 가지도 못하고 <남조선으로 탈출을 기도한, 조국을 배신
한 자>
라는 죄로 이제 며칠 후면 사형장으로 이송이 될 이 몸입니다.
저는 정치범이 모진 심문과 고문 끝에 공개총살 당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이제 저도 그런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저의 죽음은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말도 글도 모르는 아내와 철없는 두 아이를 타국에 남겨두고 죽어야 한다고 생
각하니
피눈물이 아니라 가슴에서 메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죄가 있다면 사회제도를 잘못 만나고, 두 아이를 굶겨 죽이기 싫어 탈북한
것뿐입니다.
왜? 한 반도인데도 이렇게 백성들이 사는 처지가 북 남이 다릅니까?

어서 빨리 통일이 되고 만백성이 잘 사는 날은 언제가 되겠는지요.

정말 그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면 굶어죽고 죄 없이 죽는 이름 모를 만백성들의 소원이 풀
릴 것입니다.
이번 일로 말을 모르고 돈 몇 천원이 없어 제가 붙들리고 죽어야 할 몸이었으니 정말 원통
하고 한스럽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철없는 두 아이가 아버지처럼 잡히지 말고 부디
따뜻한
남조선 땅에 안겨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말 배고파 온 가족이 쓰러졌을 때에는 세상에서 제일 큰 설움이 배고픈 설움인가
하였더니,
지금은 자기가 의지하고 지켜주고 안겨야 할 조국이 없는 설움보다 더 큰 설움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가고 싶지만 갈 길이 없어 못 가고 있다가 혹시나 갈 수 있는 방법

있을까해서 저 혼자 여기 저기 알아보고 다니다가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조국을 반역한 배신자> 라는 죄목으로 총살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저의 남겨진 가족들은 살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손○○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