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글

행복편지 - 건조세탁기를 돌리며

포항맨 2007. 4. 9. 13:08

건조세탁기를 돌리며

글을 읽다보면 '눈이 시리다'거나 '가슴이 아리다'고는 해도 '무릎이 아프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스위스 소설가)의 글은 무릎이 아픕니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보니 자꾸 무릎을 치게 됩니다. 그가 삶을 ‘건조 세탁기’와 같다고 했던 말에도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탁기가 돌아가면서 유리 너머로 청바지, 양말, 행주 등이 규칙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합니다. 청바지는 행복, 속옷은 부끄러움, 양말은 의기양양함, 행주는 비참함..... 누구든 청바지만 보고 싶겠지만 세탁기는 어김없이 행주도 양말도 속옷도 다 보여줍니다.
요즘 들어 자주 건조 세탁기를 돌리다 보니 그의 비유가 더욱 절실해 무릎을 치고 또 치게 됩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보여주기 부끄러워 얼굴마저 빨개지던 빠알간 속옷도 브래지어도 시원스레 보면서 빙긋이 웃게 됩니다.
내가 이러다가 무릎만 아파지는 것이 아니라 입까지 귀에 걸리는 것은 아닐런지요? 

 

행복편지는 하이페밀리에서 메일로 받는 것으로 혼자 한번 보고 버리기 아까워 싣습니다. 더보고싶은 분은 하이페멜리에(http://www.hfamily.co.kr/)가셔서 보거나 신청 하세요.  제 글이 아니라서 스크랩은 사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