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글

Hifamily 납치극의 전모

포항맨 2007. 8. 7. 11:28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짐을 싸던 시각,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예찬이 아빠지요?”
“네, 그런데요.”
“예찬이가 쓰러졌어요. 코피를 흘려요.”
“무슨 말입니까?”
“전화를 받아보세요.”
“흐흐흑, 아빠, 제가 납치를 당해어서요.%&*#@ 이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해 주세요. 오엉엉. $$#@. 아. 사알고 싶어. 으이이....”
(머리 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스쳐간다. 그래, 아들을 살리자. 미국 집회 취소. 아버지 어머니께 기도 요청, 경찰서 신고. 납치범들 검거.......)
“그래, 찬아. 아빠가 찬이 살릴 테니까 절대 걱정하지 말어. 찬아. 침착해야 돼. 알았지. 아빠가 사랑한다. 찬아. 그래. 차분하게 이야기 해 봐. 어떻게 된 거야.”
(그렇게 전화를 받고 있는 사이 둘째가 들어섰다. 둘째에게 귀를 갖다 대라고 손짓을 해서 전화 음성을 듣게 했다. ‘형, 목소리 맞는 거 같아?’ 다급하게 채근되자 둘째가 그런다. ‘아빠, 형 맞는 거 같은데요.’ .... 이런!!!!. 그러는 사이에 저 쪽에서 전화를 바꾸더니 소리 지른다.)
“옆에 누구야?”
“우리 집 둘째 아들이요.”
“당신 아들이 돈 2천 만 원은 있을 거라던데? 시키는 대로 해. 안 그러면 죽여. 우리 동료들이 옆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거 알아?”
“이봐요. 난 목사예요.”(그러는 사이 최목사가 방에를 뛰어들고. 필담으로 찬이가 근무하는 곳에 전화를 해서 근무 중인지를 확인하라고 했다. 바로 그 때. 둘째가 뛰어 들더니 ‘아빠, 형 회사 근무 중인데요. 형하고 통화해 보세요.’하고 전화기를 건넨다.)
“야, 이 사기꾼들아”하고 고함을 질러 보기도 전, “뚜뚜뚜........”
상황은 이렇게 종료되었습니다. 허탈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전화 사기극이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내내 마음이 아렸습니다. 세상이 사악하다는 것과 함께 한 순간의 사기극에도 놀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아프칸의 탈레반들에게 납치되어 억류되어 있는 가족들, 특히 부모들의 놀란 가슴을 생각하며 제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피랍자와 그 가족들, 특히 살해당한 배목사의 유족들을 위해서.

* 감사거리
1. 피랍자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신 일.(당해 보니까 기도가 간절해졌습니다.)
2. 준이가 처음에는 판독 미스로 제 뒤통수를 때려 놀라게 했지만 이내 달려 나가 핸드폰으로 형의 소재를 파악해 냈다는 민첩성과 차분한 대응으로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이 정도면 아들들을 믿어도 될 만)
3. 하이 패밀리 가족들에게 이런 따위의 전화에 속지 않도록 예방 해 주신 일(결코 속지 마십시오.)
4. 하룻 새, 찬이의 몸값이 2천만 원이 더 붙게 되었다는 점.(차라리 2억이라고 하지.)
그리고 평소 2천만 원 정도는 비상금으로 지니고 있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소망하게 된 일.

송길원의 패밀리는 날마다 위기를 먹고 자랍니다. 힘내십시오. 바다는 파도를 잃어버리면 바다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