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글

Hifamily 그들은 바보가 아냐! 이 밥통들아.

포항맨 2007. 8. 7. 11:30
지금은 새벽 2시 반. 철인(?)에게도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게 시차인가 봅니다. 시차로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이면 금방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고 맙니다.

“잠들지 마라, 예술가여, 잠들지 마라. 수면 속에 그대를 내던지지 마라. 그대는 영원한 채찍이며, 시간의 포로이니.”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잠들라고 해도 잠들지 못하는 새벽. 길거리를 내다봅니다. 거리는 조용합니다. 잔디밭의 숨소리만 들립니다. 지치고 피곤했는지 저들도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고요하기만 한 시간, 인터넷의 바다를 둘러 보았습니다. 온갖 함성과 욕지거리로 시끄럽기만 합니다. 탈레반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저들을 향한 네티즌들의 또 다른 분노와 따끔한 충고의 소리입니다. 왜 그런지 그들을 변호하는 목소리는 작아 보입니다. 안타까움에 잠은 더 멀리 달아나고 맙니다.

숭어 낚시의 한가로움과 형제의 우애... 잔잔한 감동이 '강물처럼 흐르는' 몬타나 강가. 한 작가의 애절한 가족사를 그려낸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을 떠올렸습니다. 두 아들 노먼과 폴에게 빅 블랫픗 강가에서 아버지 노먼 매클린은 낚시를 통해 인생과 자연의 질서를 가르킵니다.
자신의 열정을 절제하고 이성적으로 살아야 하는 청교도적 삶의 아버지는 한마디로 말해 로고스(logos)적 삶을 살아 갑니다. 이런 아버지에게 순종하는 형과 달리 폴은 열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자유분방한 삶을 즐깁니다. 파토스(pathos)적 삶입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디안과 데이트를 하다 어이없는 폭행으로 사망하고 마는 폴. 장로교 목사였던 아버지 매클린은 사랑하는 아들 폴을 못 잊어 고뇌에 빠집니다.
어느 날, 아들을 그리워하며 설교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에 처한 걸 보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설교를 통한 스토리텔링 속에 깃들인 아버지의 고뇌. 로고스와 파토스 사이의 갈등은 더 이상 매클린 가(家)의 고민만은 아닌 듯 합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결론 짓습니다.
  
  “그렇다 해도 우린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저도 분노의 바다를 향해 소리를 질러 봅니다.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을 얻기 위하여 결코 간직할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He is no fool who gives what he cannot keep. to gain what he cannot lose.)- 아우카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다가 순교한 짐 에리옷의 노트에서)

제 고함소리 때문일까요? 눈을 부비며 아침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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